커리어심리학연구소 :: (대학내일 522호) 잡 카운슬링 : 한 학기 앞둔 졸업, 제 적성이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대학내일의 잡 카운슬링(counseling)은 학생 독자의 신청으로 대학내일 편집진의 사연 선정에 따라 직접 대면상담을 통해 상담과 코칭을 진행합니다. 아래 기사는 김OO 학생과 저의 상담 장면을 녹취 후 대학내일의 전아론 기자가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서형준 주)


김OO 학생의 Question

한 학기 앞둔 졸업, 전공에 대한 회의가 들지만 제 적성이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저는 광운대 화학과에 재학중인 김OO라고 합니다. 졸업까지 한 학기를 남겨두고 있어요. 학점은 3.89 로 낮지는 않지만, 토익은 670 이 전부입니다. 과의 특성상 공모전이나 모임이 활발한 편이 아닌데다가, 대학원 가려고 준비했던터라 주목할만한 활동없이 마지막 학기를 앞두게 되었습니다. 국과수 연구원이 되기를 꿈꾸었지만, 최근들어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연구하는데 중요한 '과학적 호기심'이 제게는 부족한 것 같아요. 이과 전공생인데 수학을 잘 못하고 문과적 성향이 강한 편이거든요. 제가 배운 과학을 가지고 연구직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일하면 어떨까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확실치 않아요. 이렇게 계속 고민하고 있으려니 마음이 무겁습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서형준 코치의 Answer

현재, 미래의 자신이 선택할 수 있도록

OO씨는 지금 '학과'의 틀에 너무 묶여있는 것 같아요. 대학에서의 4년 공부로 평생직업을 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죠.  
본인이 '이과 전공자 치고는 문과적 성향이 강하다'고 걱정하는데, 사실 기존의 잣대로 자신의 성향이 확연하게 구분되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될 것 없습니다. 과거 자신의 모습 속에서 모든 걸 결정하지 마세요. 현재 이후, 그러니까 미래의 자기 자신 속에서 선택을 한다면 앞으로의 모습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택한 후에, 부족한 것은 노력을 통해 이뤄내면 되는 겁니다.
화학을 전공한다고 해서 꼭 이과적이어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원래 지식의 원료는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니까요. 고대의 화학자였던 연금술사는 동시에 철학자의 역할까지 함께 했습니다. 요즘 '통섭'이라는 개념이 떠오르는 것도 그런 이유죠. 기존의 틀을 벗어나서 생각하기 힘들더라도, 한번쯤은 전공이나 배경, 제약조건이 아무 것도 없는 상태라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리스트를 작성해 보세요.  


매일 아침 모닝페이지를 써보세요.

스스로를 알아가기 위한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여행도 좋고, 자기계발 서적을 읽거나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의 강의를 듣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모닝페이지' 쓰기를 추천합니다. 앞으로 매일 아침 모닝페이지를 써 보세요. 방법은 간단합니다. 눈뜨자 마자 씻거나 다른 일을 시작하기 전에 책상 앞에 앉으세요. 무의식 중에 머릿속에 들어있는 것들을 꺼내놓는 겁니다. 꿈이야기, 어제 있었던 일, 상상했던 것, 어떤 내용이든지 좋아요. 꼭 글을 써야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림이나 낙서도 괜찮아요. 다만 중요한 것은 매일, 적은 양이라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자신에 대한 통찰력을 높이는데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또 글을 쓰는 행위는 사람을 긍정적으로 만들지요. 마음 속에 쌓인 스트레스나 앙금이 배출될 통로가 생기니까요. 일찍 일어나서 뭔가 남들보다 한 가지 더 해놓은 것이 있다는 든든함도 보너스로 가질 수 있을 겁니다.


'천직' 찾아 끝까지 고민하기

OO씨에게 길이 많이 있습니다. 너무 빨리 진로가 결정된 사람은 뭔가 부족한 상태에서 내린 어설픈 결정일 가능성이 큽니다. 자신의 내부나 외부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그것을 무시하고 넘어가면 나중에 더 위험한 일이 됩니다. 그러니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직업에는 세 단계가 있습니다. 먹고 살기 위한 생업이 첫 단계, 전문가가 두번 째 단계, 마지막으로 일 자체를 즐기게 되는 천직의 단계가 있죠. 이것은 순차적 단계가 아닙니다. 때문에 마지막 단계를 목표로 진로를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행복에 가까워지는 길이죠. 보통 자기계발 서적들을 보면 '집으로 일을 가지고 가지 말라'고 하는데, 천만에요. 일을 정말로 좋아한다면 집에 가져가서라도 더 하고 싶지 않겠어요? 일이 즐거움이고, 일이 놀이보다 더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보여주고 있어요.
일정한 고민의 시기를 거친다면 어떤 선택을 하든 스스로 책임질 수 있게 됩니다. 대학원에 진학하든, 연구원이 되든, 회사에 취업하든 자기에 대한 고민을 놓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끊임없이 머릿 속에 갈등이 있어야, 그것이 성장동력이 되는 겁니다. 다만, 그런 갈등 상황을 OO씨가 즐길 줄 알아야 하는 거죠. ■ (대학내일 522호 2010. 7.12 ~ 7. 18)


Posted by 커리어심리학자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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